한 지붕 한 가족되기 :
How to hedge People Risk in PMI
외환위기 이후 주로 법정관리 기업의 경매 위주로 활성화되어 왔던 국내의 M&A시장은 이제 법정관리기업 자체가 줄어들게 됨에 따라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즉, 상호협의를 통한 자발적인 사업부문 교환(예:신세계의 월마트 인수) 또는 민간 경매(예:이랜드의 까르푸 인수), 적대적 M&A등이 그것이다. 더욱이 전반적인 산업기조가 경쟁이 치열한 성숙 단계에 들어선 산업군에서 M&A는 일상적인 경영활동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M&A 시장에서는 법정경매라는 거래방식의 한계성으로 인해 M&A의 전후 과정에서 요구되는 전반적인 역량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상물건을 탐색하는 역량이라든가, 인수과정상에서의 Risk를 치밀하게 검토/분석하여 그 결과를 인수가에 반영하는 역량, Deal Closing이후의 통합 역량등은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M&A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Deal이 종료된 이후의 통합(PMI : Post Merger Integration) 역량은 개발의 여지가 매우 큰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많은 해외 M&A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듯이 M&A를 통하여 실제 기대했던 효과를 얻은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조사되고 되고 있다(그림 1 참조)

<그림 1. 조직통합의 기대효과 대비 성취정도 비교>
그 주요한 원인으로서 많은 컨설팅 기관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이 People/Culture 관련 이슈들이다. 왓슨와이어트의 조사에 따르면 Fortune 500에 속하는 기업 중 근래 M&A를 경험한 기업의 CFO들 대다수가 통합 실패의 핵심적인 이유로 “People Problem”을 선정하였으며, A.T. Kearney의 조사에서도 People 이슈가 통합의 주요 실패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통합과정에서 핵심적인 문제가 “사람”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Deal 초기 단계부터의 검토 작업은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통합 과정에 있어서의 “사람”에 대한 중요성은 그간 많이 높아져 온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통합 과정을 지켜본 필자의 입장에서는 아직 부족한 측면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과연 그렇다면 어떤 측면에서 통합과정상의 “People Risk”를 바라보고 대처해야 하는가?
인적자원의 통합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Risk는 크게 4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각 측면에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는 “방향성 관련 Risk(Direction Risk)”이다. M&A가 이루어지고 나면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과연 새로운 조직은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며, 새로운 조직은 어떤 방식으로 인력관리를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모호한 상태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방향성이 모호해 지면 조직 응집력 및 몰입도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이러한 방향성은 빠른 시간내에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많은 조직들이 통합 초기에 이런 방향성을 직원들에게 Communication하기 위해 전달될 내용을 다듬고, 포장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러나 실상 직원들은 Fancy하게 포장된 문구에 그렇게 감동하지는 않는다. 잘 포장된 문구 자체는 “Me Issue”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의 인력관리 방향에 대한 체감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방식은 실제로 어떤 인력들이 어떤 이유로 인해 어떤 자리에 배치되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통합 주체는 분명한 인사 철학과 향후의 사업적 전략 아래서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는 핵심 인력들을 선정하고 이를 중요한 자리에 배치하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줄 때, 직원들로 하여금 보다 명확한 인사관리의 방향성을 전달할 수 있다. 이 이후에 잘 다듬어진 인사철학이나, 가치명제를 communication해도 늦지 않는다.
실제로 본 사가 관여했던 국내 기업과 미국 기업의 통합작업에서도 사업 및 인력관리 관련 방향성에 관한 statement들 뿐 아니라 초기 인선을 위한 다양한 검사 도구 및 BEI(Behavioral Event Interview)를 활용하여 매우 심도있는 배치 작업을 시행하였고 궁극적으로 이 부분에서 고객들이 만족했다는 Feedback을 받은 바 있다.
두 번째로 People 측면에서 고민되어야 하는 Risk는 “Process Risk”이다. 즉 조직이 통합되고 나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의 변화를 겪어야 하는 인력군이 반드시 생기게 마련이다. 사실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직원들에게는 많은 신체적/심리적 Energy를 소모케하는 일이다. 이러한 에너지 소모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한 심리적 상태를 유발하며 결국 이는 행동상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도록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행동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업무수행방식(Process)의 장점 및 사업적 이점을 설명하여 설득하기 보다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한 번 자신이 수행한 행동에 대해서는 자신의 행동에 합리화를 하는 기질적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Foot-in-the-door” 방식의 설득이라고 함).
홈디포의 GE출신 CEO였던 Nardelli는 기존 홈디포 임원들에게 매주 열리는 “Monday Morning Conference”라는 새로운 업무에 반드시 참여하여 주간 단위 실적 및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였고 이를 전 사원들에게 Video Conference로 중계함으로써 임원들의 성과에 대한 책임 의식을 자연스럽게 유도함으로써 과거 성과책임의 불명확성을 점차 해소시켜 나갔다. 즉 임원들은 자신이 스스로 말한 것이 전사원들에게 공표되었기 때문에 이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으며, 직원들은 어떤 새로운 Product라인이 들어왔고, 어떤 Promotion activity가 있으며, 자신이 보너스를 받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매출을 더 올려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게된 계기를 확보함으로써 Highly integrated Team 형성의 단초가 되었다.
세 번째 People 측면에서 관리되어야 할 Risk는 “Program Risk”이다. 변화된 프로세스에 직접 참여하게 하여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고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변화를 지원하는 체계를 공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변화 필요성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부족할 경우 많은 인력들이 통합 내지 변화의 필요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변화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거부감이 형성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통합의 형태에 따라서 이런 지원 프로그램의 강도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하나의 Dominant Co.가 다른 기업을 흡수하는 형태의 합병에서는 위와 같은 형태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약해질 수는 있음), 변화해야 하는 영역 및 대상에 대한 변화 지원 프로그램(예: 문화체험프로그램, 변화내용에 대한 강의 및 role playing 등)은 반드시 필요하다.
1998년 고급차 시장을 선도하던 Benz와 대중성 및 경제성 추구 기술을 보유한 크라이슬러의 합병은 Globalization을 요구하는 자동차 산업의 요구에 부응하고, 폭넓은 시장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크라이슬러 임원의 20명 퇴출, 6개 공장 폐쇄, 합병 이후 4년 만에 주가 75% 하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통합의 주체였던 Benz 측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 없이 크라이슬러 직원들에게 미국 문화를 무시한 독일식 자사 문화를 주입하려고 했던 것에 큰 원인을 지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수 있는 Risk는 “Structure Risk”이다. 지금까지 언급했던 Risk 및 그 Risk 관리 방안들은 어떻게 보면 단편적이며 일회성이 있는 방안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변화의 강도가 지속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속화될 수 있는 구조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특히 조직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사제도의 통합은 향후 통합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느냐 없느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사제도의 통합은 M&A 형태에 따라 통합의 범위 및 심도가 달라질 수 있겠으나, 다음의 세 가지 영역에서의 이슈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Individual Dimension으로 통합된 인사제도로 인해 피인수 기업의 핵심인력이 이직할 수 있는 가능성은 최소화해야 한다. 통합 이후 핵심 인력의 이직이 발생된다면 향후 사업을 꾸려가는데 있어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향후 사업 수행에 있어 과연 누가 핵심 인력인지 현재 이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필요에 따라서는 통합 제도의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이들을 Retain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Organization Dimension으로 리더십변화 및 핵심가치의 변화로 인한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제도 통합이 되어야 한다. 특히 핵심가치는 조직문화와 직결되는 것으로 통합 조직이 추구해야 하는 핵심가치(Espoused Value)를 선정하고 실제 직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Value in Use) 사이의 Gap을 측정하여 해당 Gap의 type에 따라 Gap closing을 위한 통합방안의 강도를 차별화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통합된 인사제도는 재무적인 Impact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재무적 impact가 분명히 나타날 수 있는 직급 및 보상제도에서는 각 비용 발생 항목이 가지는 의미가 직원들에게 보다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조직 통합시 발생하는 People Risk는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Risk의 종류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운영해야 할 Program도 필요하고 최소 5년 이상 장기적으로 운영해야 할 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한다. 사람을 다룸에 있어서는 단일한 해답이 있을 수 없으며, 조직의 상황에 따라 그리고 수행하는 사업의 전략적 방향성에 따라 다양한 Solution들을 통합적으로 다차원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또 다른 성장을 위해 선택한 M&A의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한지붕 한가족 되기”의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왓슨와이어트 Human Capital Group 이창근 이사